의학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가끔 의사들이 응급실에서 환자를 보다가 갑자기 "브이텍(V-tac)입니다!"라고 마구 소리지르며 "200J(줄) 차지(charge)!"를 하고 환자의 가슴에 전기 충격을 주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네, 그때의 브이텍(V-tac)이 심실 빈맥의 영어 표현인 Ventricular tachycardia입니다.


Ventricular tachycardia를 그대로 풀어 써 보면 심실의 빈맥입니다. 그렇다면 심실 빈맥은 왜 응급한 질환일까요?


많은 빈맥(tachycardia)들은 심방(atrium)에서 기원합니다. 즉 심방에서 전기 신호를 너무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빈맥이 발생하는 것이죠. 그러나 심방에서 만들어지는 전기 신호는 보통 심실로 모두 전달되지 않고, 일부만 전달되기 때문에 심실의 박동 수는 심방보다 적게 됩니다.


그러나 심실 자체에서 전기 신호가 많이 발생해서 심실 빈맥이 생긴다면 이는 모두 심실의 박동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심실이 왜 중요하느냐... 실제로 우리 몸 전체로 피를 짜내어 보내는 것은 심실이기 때문입니다. 심실은 정상적으로 1분에 60회~100회를 수축합니다.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할 때에는 100회 이상으로도 수축하게 되죠. 그러나 부정맥 등의 질환으로 심실에 과도하게 전기 신호가 생길 경우, 심실은 수축도 하지 못하고 이완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손을 쥐었다가 폈다가 해 보세요. 1초에 한 번 쥐었다가 폈다를 하는 것은 쉽지만, 1초에 쥐었다 폈다를 4회 해야 한다면 우리는 제대로 쥐지도 못하고 펴지도 못한 채 손가락을 부들부들 떨어야겠지요.



심실 세동에서도 아주 잠시만 지속되며 증상이 없는 심실 세동이 있습니다. 이렇게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 없지요. 그러나 30초 이상 지속되며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심실 세동의 경우에는 아주 응급한 상황입니다. 이 경우에는 즉시 심장에 전기 망치를 쾅 하고 때려 주어서 즉시 심실의 전기 신호를 정상으로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만화에서도 우리 편이었던 녀석이 적의 최면에 걸려 갑자기 우리 편을 공격하려고 하면 망치로 머리를 쾅 하고 때려 줍니다. 그러면 잠시 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우리 편으로 돌아오지요.


정리하면, 이렇게 지속적인 심실 세동이 있으면서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할 경우에는 D cardioversion(200줄 차지(charge)! 전기 충격! 을 주는 것입니다.)을 합니다. 만약 혈역학적으로 안정되었을 경우에는 정맥 주사를 통해 리도카인, 아미오다론 등의 약물로 조절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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