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아기가 출산하자마자 입으로 피를 뱉는다면(토혈을 한다면) 그 피가 산모로부터 온 것인지 혹은 아이의 위장관이나 폐에서 나온 것인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혹은 임신 중인 상태에서 질출혈이 있다면 이 출혈이 산모에게서 나온 것인지 혹은 태아로부터 나온 출혈인지 어떻게 구분할까요?





Apt–Downey test(Alkali denaturation test), 혹은 줄여서 Apt test라고 불리는 테스트는 이렇게 태아의 토혈이나 혈변 혹은 질출혈에서 피가 나온 출처를 알아보기 위한 검사입니다. 즉, 산모와 태아 중에서 어느 곳으로부터 피가 나왔느냐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산모와 신생아의 피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산모의 피와 태아의 피가 차이점이 있으니 그 둘을 구분할 수 있겠죠. 그 구분의 원천은 바로 헤모글로빈의 형태 차이입니다. 태아의 헤모글로빈은 성인의 헤모글로빈과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태아의 헤모글로빈은 Fetal hemoglobin 혹은 HbF라고 불리는데, alpha unit 2개와 gamma unit 2개로 구성됩니다. 이에 비해 성인(산모도 포함되겠죠?)의 헤모글로빈은 adult hemoglobin(HbA)라고도 하며 alpha unit 2개와 beta unit 2개로 구성됩니다.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요? 바로 태아의 헤모글로빈이 성인(산모)의 헤모글로빈보다 산소친화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산모의 헤모글로빈은 산모의 폐에서 신선한 공기를 만나 공기로부터 산소를 가져와 산소와 결합된 헤모글로빈이 됩니다. 이렇게 산소와 결합된 헤모글로빈은 혈관을 돌며 태아의 헤모글로빈과 만나는 태반으로 흘러가는데, 이때 태아의 헤모글로빈과 산모의 헤모글로빈의 산소친화도가 같다면 태아의 헤모글로빈으로 산소가 잘 전달되지 않겠죠. 따라서 태아의 헤모글로빈은 산모의 헤모글로빈보다 산소친화도가 높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산모(성인)와 태아의 헤모글로빈은 구조가 다르게 되죠.





Apt-Downey test는 이런 차이를 이용합니다. 검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산모에서 나온 것인지 태아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혈액 샘플을 일단 증류수에 넣습니다. 그러면 RBC의 용혈 반응이 일어나고 free hemoglobin이 튀어나오겠죠? 그러면 원심분리를 통해 헤모글로빈을 모은 용액이 나오고 이를 1% NaOH 용액과 섞습니다.





왜 NaOH 용액과 섞을까요? 이 글의 제목인 Alkali denaturation test에서도 아실 수 있겠지만 성인과 태아의 헤모글로빈의 구조적 차이는 여러 다른 화학적 성질 차이를 일으키게 될 텐데요,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염기에 대한 저항성 차이입니다. 태아의 헤모글로빈은 염기에 대해 저항성이 높지만 성인의 헤모글로빈은 염기에 대한 저항성이 낮습니다. 따라서 염기 용액에 출처 불명의 헤모글로빈을 넣어서 denaturation(변성)되면 이 혈액은 성인의 헤모글로빈임을 알 수 있고 denaturation(변성)되지 않을 경우에는 태아로부터 온 혈액임을 알 수 있겠죠. 즉 원래 헤모글로빈 용액이므로 핑크색을 띄고 있는데, 변성되지 않으면 그대로 핑크색을, 변성될 경우에는 yellowish brown color를 띄게 되죠.





Apt-Downey test의 Positive는 태아에서 온 혈액일 경우이며 검사 결과 핑크색을 나타내게 됩니다.



Apt-Downey test의 Negative는 성인(산모)에서 온 혈액일 경우이며 검사 결과 yellowish-brown color를 나타내게 됩니다.





실제 검사 결과 색깔은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왼쪽이 태아의 혈액, 우측이 성인 혈액입니다.



Apt-test는 따라서 신생아가 토혈을 하거나 혈변이 있을 경우, NG tube에서 bleeding이 확인될 경우에 사용해볼 수 있으며 또는 질출혈이 있을 때도 사용할 수 있는데 전치태반일 경우에는 전치태반으로 인한 출혈 이후 fetal collapse까지의 시간이 짧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Apt test는 정성적 방법이기 때문에 양을 측정g 수는 없고 대신 정량적 측정 방법으로는 Kleihauer-Betke test라는게 있다고 하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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