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spnea, chest pain를 주소로 70대 남환이 응급실로 왔다. 응급의학과에서는 폐질환 보다는 심장질환을 의심하고 있었다. coronary artery로 stent를 하나 넣은 분이었고, pulse rate도 200회에 가깝게 높아져 있었다. 아내분은 내원 전일 새벽부터 20회 이상의 설사(watery diarhea)를 하고 난 뒤에 tachycardia 및 dyspnea가 발생했다고 하였다.



일단 빠르게 ABGA를 해 보자고 하셔서 radial pulse를 만져 보았는데 dehydration이 심해 radial pulse가 만져지지 않았다. 빨리 ABGA를 나가야 한다는 간호사 선생님의 재촉에 femoral artery에서 동맥혈 채혈을 하고 난 뒤 지혈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그 모습을 보던 응급의학과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인턴샘, 환자분 bleeding tendency는 확인하고 femoral artery에서 뽑은거지? 환자분은 우리병원에서 계속 f/u 하고 계시던 분이던데."



말씀을 듣고 보니 아차 싶었다. 간기능이 좋지 않거나 해서 응고인자를 잘 만들지 못하는 환자들은 피가 잘 멈추지 않기 때문에 혈관이 큰 femoral artery에서 채혈을 하게 되면 지혈이 잘 되지 않아 hematoma가 생기거나 출혈이 지속되어 위험할 수 있다. 당연히 급하다고 해서 확인해보지 않고 femoral artery로 접근한 것이기 때문에 해보지 못했다고 말씀드렸다. 다음부터는 우리병원에서 계속 f/u 하시던 분들은 검사 결과가 나와 있으니 미리 할 수 있는 만큼 알아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또한 dyspnea 환자에 대해서도 아래의 내용들을 알려 주심.




1. 환자가 왜 dyspnea가 생겼을까?



아마도 20회 가량의 watery diarrhea를 했으니 intravascular volume depletion이 생겼을 것이고 preload가 감소되었기 때문에 심장에서는 좀 더 열심히 피를 보내어 전신에 산소 및 혈류 공급을 늘리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심장이 무리해서 뛰게 되어 tachycardia가 오게 되고, 심장이 무리해서 뛰니 chest pain도 올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2. 그렇다면 volume loading을 할 건지 말 건지?



volume loading을 하기 전에 폐 청진을 해 보셨다. pulmonary edema가 있을 경우에는 volume loading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환자분은 청진음이 괜찮아서 volume loading을 하셨다.



여기서 추가적으로 응급의학과 의사의 태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는데, 환자의 심장이나 폐 상태, 탈수 상태를 볼 때 우선적으로 echo를 들이댈 것이 아니라 폐 청진을 해 보고, 환자에게 혀를 내밀어 보라고 하는 등의 (환자는 혀가 무척 갈라져 있어 탈수가 심함을 알 수 있었음) physical examination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하셨다. 실제 검사 장비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게 될 수 도 있고, 이런 것들은 빠르지만 잘 활용할 경우 무척 효과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알아볼 수 있으므로. 청진기를 나의 귀라고 생각하고 자주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3. 몰라서 못 하는 것은 괜찮지만 알고도 안 하는 의사는 쓰레기라고 하심.



인턴으로 일을 시작한 지 몇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귀찮아지고 일을 대충 하게 된다. 조금은 반성했음. 간단한 장비만으로도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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