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남환이었다.

 

 

어제부터 아랫배가 볼록하게 올라왔다고 해서 내원한 그의 아랫배는 정말로 작은 풍선처럼 볼록히 올라와 있었다.

 

 

전신의 염증 수치가 올라 있어 촬영한 복부골반 CT에는 그 아랫배를 볼록 올라오도록 한 공기방울들과 우측 고환 주변으로 차 있는 고름이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외과와 비뇨의학과의 핑퐁 게임에서 패배를 인정한 비뇨의학과에서 그를 입원시키기로 했고,

 

 

응급실에서 경과관찰하던 중 혈압이 떨어져 중심정맥관을 넣어야 했다.

 

 

 

 

 

우측 경정맥으로 삽입하려 했던 중심정맥관은 잘 들어가지 않았고, 이내 좌측 경정맥으로도 삽입되지 않았다.

 

 

중심정맥관을 삽입하는 내내 그는 비명을 질러댔다.

 

 

그의 마른 어깨 옆, 쇄골하정맥으로 중심정맥관을 삽입하고서야 그가 응급실에서 치러야 했을 모든 고통이 끝났다.

 

 

 

 

 

- 내가 대통령상까지 받은 사람이여 내가.

 

 

 

 

중심정맥관을 잡으며, 그 흔한 진통제를 왜 드리지 않았을까.

 

 

의사라는 이름으로, 이 세상에 비명으로 외쳐졌다 사라지는 고통의 총량만 조금 더 늘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고생했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아주 잠깐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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