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직장이나 그렇겠지만, 일하면서 욕을 먹을 일이 생긴다. 직접 쌍시옷 발음의 욕을 먹기도 하고, 돌려하는 욕을 먹는 경우도 꽤나 많다. 내 잘못인 경우도 있고, 내 잘못이 아닌 경우도 있다.

병원은 워낙 경직된 사회이기 때문에, 누군가 욕을 한다면 그냥 욕을 먹어주는 편이 편하다.

욕을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고 욕을 먹는 것은 내 선택의 문제가 아니므로, 욕을 덜 먹고 싶다면 상층부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욕을 덜 먹고 싶어 위로 올라가야 하는 것은 이 집단에서 탈출하지 못하거나 꼭 붙어 있어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고… 배가 항구에 닿으면 유유히 육지에 내려 육지 여행을 떠나거나 다른 배로 갈아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한정된 에너지를 승진에 쏟아 배의 붙박이가 될 필요는 없겠다.

내가 타고 있는 배가 조만간, 혹은 언젠가 침몰할 것 같다면 이미 그 배에서 뿌리를 내린 사람은 어떻게든 배를 수리해 배가 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물이 차오르는 지경이라면 물을 허겁지겁 퍼내야 한다. 그러나 배에 뿌리를 내리지 않은 자유로운 플랑크톤은 배가 항구에 닿으면 유유자적 그 배를 떠나면 된다.

내가 탄 배는 내년 봄에 항구에 도착한다.

한 마리의 플랑크톤으로서, 그 날을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있다.

 

응탈맨의 응급실 탈출하기

응급실 노동자가 주식, 부동산 재테크 투자를 통해 응급실을 탈출하는 여정을 담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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